정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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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란교(鄭蘭敎, 일본어: 海平蘭敎, 1864년 ~ 1943년)는 갑신정변에 참여한 일제 강점기의 친일파 인물이다.

충청남도 목천군(현 천안시)의 유지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는 한학을 수학하다가 김옥균, 박영효 등 개화 청년들과 교류하면서 개화파의 일원이 되었다.

1883년 서재필, 이규완, 신응희 등과 함께 일본으로 유학하여 도야마(戶山) 학교에 입학한 것은 그의 일생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 학교는 일본의 육군 하사관을 양성하는 학교였으며, 정란교를 비롯한 유학생 사관생도들은 김옥균의 계획에 따라 이곳에서 신문물을 익히고 1년후 돌아왔다. 이후로 도야마 학교 사관생도 출신들은 김옥균, 박영효의 심복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근대화의 모델을 일본에서 찾는 친일파로 활동하게 되었다.

귀국한 뒤에는 조선 육군의 부장(部將)에 임명되었고, 1884년 김옥균이 도야마 학교 출신들을 행동대로 앞장세워 일으킨 갑신정변에 가담했다. 김옥균의 친일 개화파들은 일본의 지원을 얻어 수구파 대신들을 살해하고 사흘 동안 정권을 장악했으나 청나라의 개입으로 실패하고 일본으로 망명을 떠났다. 정란교는 서재필의 지휘로 방화와 살인 등 직접 무력을 사용하는 일에 참여했으며, 일본으로 피신하여 박영효, 이규완, 신응희, 유혁로 등과 함께 오랜 세월을 망명객으로 보내게 된다.

갑신정변의 수괴 김옥균이 상하이에서 피살되어 시신이 국내에서 찢겨지는 등 이들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정란교는 일본에서 '나카하라 유조(中原雄三)'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뒤 숨어지내면서 박영효와 김옥균 등 수뇌부의 경호원 격으로 활동했다. 여흥 민씨 측에서 보낸 자객 이일직 등이 여러 차례 박영효의 목숨을 노렸으나 정란교와 이규완의 활약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1894년 친일 내각이 성립된 뒤 사면을 받은 박영효가 귀국하자 정란교도 함께 국내에 들어와 군대를 지휘하며 동학농민운동을 일으킨 농민군을 진압하는 일을 맡았다. 1895년 군무아문의 참의와 군부대신 관방장 등을 맡아 친일 정권의 군부 장악을 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친일 인사 축출 시도에 대한 역쿠데타를 계획했다가 그해 다시 한번 일본으로 망명하게 되었다.

두번째 망명 이후 또다시 12년이 지난 뒤, 1907년 일본이 대한제국의 실권을 쥐게 되자 박영효와 함께 재차 귀국한 정란교는 일제의 대한제국 병합과 식민 통치를 도우며 원조 친일파로서 역할을 다했다. 1910년 한일 병합 조약 체결 직후 충청남도 참여관에 임명되었고, 1927년에는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가 되었다.

2002년 발표된 친일파 708인 명단과 2005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하기 위해 정리한 친일파 목록에 모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