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슬로바키아 이름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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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슬로바키아 이름 분쟁은 공산주의 정권이 몰락한 뒤인 1990년 체코슬로바키아의 이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분쟁이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는 흔히 ‘줄표 전쟁(체코어: Pomlčková válka, 슬로바키아어: Pomlčková vojna)’으로 부른다.
1990년 나라의 이름은 아직 ‘체코슬로바키아 사회주의 공화국(체코어와 슬로바키아어: Československá socialistická republika, ČSSR)’이었다. 바츨라프 하벨(Václav Havel) 대통령은 이 이름에서 ‘사회주의’를 뺄 것만을 제안했지만 슬로바키아 정치인들은 ‘체코’와 ‘슬로바키아’ 사이를 붙임표로 나눌 것을 요구했다. 이는 체코슬로바키아가 갓 생긴 초기인 1918년부터 1920년까지, 그리고 1938년부터 1939년까지 쓰였던 이름이다.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여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이라는 이름을 다시 제안했다.
1990년 3월 29일 체코슬로바키아 의회는 나라의 공식 명칭을 체코어로는 붙임표가 없는 것(‘체코슬로바키아 연방 공화국’)으로, 슬로바키아어로는 붙임표가 있는 것(‘체코-슬로바키아 연방 공화국’)으로 쓰도록 결의했다. 이는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었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4월 20일에 의회는 이름을 다시 ‘체코와 슬로바키아 연방 공화국(ČSFR, 체코어: Česká a Slovenská Federativní Republika, 슬로바키아어: Česká a Slovenská Federatívna Republika)’으로 정했다. 이 절충안이 나오는 데까지는 언어적 논쟁이 얽혀 있었다. 체코어와 슬로바키아어 모두 나라의 이름을 쓸 때 첫번째 낱말에만 대문자를 쓰는데, ‘Slovenská’의 첫글자를 대문자로 만들기 위해 모든 낱말에 대문자를 쓰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체코어와 슬로바키아어에서 붙임표와 줄표의 쓰임은 다르고, 이 논쟁은 붙임표를 붙이느냐 여부에 관한 것이었지만, 이 사건은 ‘줄표 전쟁’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름처럼 실제 전쟁은 아니었지만 이는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가진 정체성 사이의 큰 차이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2년 뒤인 1992년 양측은 서로 갈라지기로 합의하여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1993년 1월 1일 두 나라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