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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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明宗, 1131년 - 1202년)은 고려의 제19대 왕(재위: 1170년 - 1197년)이다. 휘는 호(晧), 자는 지단(之旦), 시호는 명종황명광효대왕(明宗皇明光孝大王). 인종과 공예태후(恭睿太后) 임씨(任氏)의 셋째 아들이며 의종의 동생이다.

[편집] 생애

명종은 인종의 셋째 아들이자 공예왕후의 소생으로 1131년 10월에 태어났으며, 1148년에 익양후에 봉해지고 후에 다시 익양공으로 승진되었으며, 1170년 9월에 무신정변을 일으킨 정중부 등 무신들이 의종을 몰아내고 동북아우인 그를 왕으로 추대함으로써 고려의 왕으로 즉위하였다. 이때 그의 나이 40살이었다.

명종은 본래 셋째 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왕이 될 가능성이 희박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가 왕이 되기 전에 전첨 최여해가 꿈을 꾸었는데, 의종이 익약공에게 홀(笏)을 주니 익양공이 그것을 받아 왕좌에 올라앉는 것이었다. 최여해가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꿈을 신기하게 여기고 익양공에게 말했더니 익양공은 그에게 꿈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고 타일렀다. 의종은 원래 도참설을 신뢰하여 동생들이 왕위를 넘볼까봐 두려워하였는데, 만약 최여해의 꿈 이야기를 듣는다면 반드시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막상 왕위에 오른 명종은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모든 권력은 반란을 일으킨 무신들이 쥐고 있었고, 명종은 그들의 권력 싸움의 틈바구니에 끼어 목숨을 부지하기에 바빴다. 그만큼 그는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었다.

명종은 즉위하자 곧 정중부, 이고, 이의방 등을 벽상공신으로 삼아 그들의 화상을 그려 전각에 붙이고, 양숙과 채원 등은 그 다음 자리에 두도록 했다. 이렇게 되자 정권을 장악한 무신들은 중방을 설치하고 권력을 농단하면서 조정을 독점하기 위해 각기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1171년 이고는 정중부와 이의방에 비해 자신이 홀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여 어울리던 무뢰배들과 결탁하여 반란을 도모한다. 하지만 김대용의 밀고로 거사는 실패로 돌아가고, 그는 채원과 이의방에게 붙잡혀 살해당한다. 그런데 얼마 후 채원이 다시 권력을 노리고 반역을 도모하다가 이의방에게 누설되어 역시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 이후 이의방이 권력을 장악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힘이 약해진 정중부는 이의방의 권력 팽창을 두려워하는 처지가 된다.

이의방이 정권을 독점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을 1172년, 귀법사 승려 100명이 이의방 타도를 외치며 개경 북문으로 침입하였다. 그러나 이의방이 군대를 이끌고 즉시 출동하여 그들을 공략하자 승려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이의방은 중광사, 귀법사, 묘지사 등의 절을 허물고 재물을 약탈함으로써 승려들의 기를 꺾어놓았다.

그러나 반란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1173년 8월, 동북면 병마사 간의대부 김보당이 군사를 일으켜 정중부와 이의방을 토벌하고 의종을 복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자 지병마사 한언국이 이에 동조하여 녹사 장순석을 거제도에 보내 의종을 경주로 데리고 나왔다. 하지만 반란군은 이의민과 박존원이 이끄는 정부군에게 패배하고 김보당과 한언국은 체포되어 개경 저잣거리에서 사형에 처해졌다. 또한 이 사건으로 의종도 경주에서 이의민에 의해 살해되어 연못에 던져졌다.

김보당의 반란 사건 이후 다시 한번 문신들이 대거 참살되고, 이의방은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자신의 딸을 왕태자비로 삼았다. 이 때문에 조야에서 이의방을 비방하는 소리가 높아갔고, 1174년 9월 급기야 서경 유수 조위총이 군사를 일으켜 정중부와 이의방을 제거하고자 하였다.

조위총이 군사를 일으키자 동·북 양계의 백성들이 모두 호응하여 자비령 이북의 땅은 서경군이 장악하게 되었다. 이에 이의방은 윤인첨으로 하여금 3군을 거느리고 반란군을 진압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윤인첨이 대패하여 조위총의 군대가 개경을 향해 남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의방은 상서 윤인미와 대장군 김덕, 장군 김석제 등을 비롯한 서경 출신 인사들을 모조리 죽여 효수하고 직접 출전하였다.

이의방이 직접 출전하여 날랜 수하들로 하여금 서경군을 교란시키자 상황은 역전됐다. 그러나 조위총이 흩어진 군사들을 수습하여 서경에 진을 치고 대항하자 이의방은 추위에 지쳐 패퇴하고 말았다. 1174년 12월, 패퇴한 이의방이 전력을 정비하고 다시 서경군을 치기 위해 출전했을 때, 정중부의 아들 정균이 승려 종감과 모의하여 이의방을 살해함으로써 정권은 다시 정중부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의방이 죽자 그의 측근들과 수하들도 모두 죽거나 유배되었다. 조위총의 난은 1176년 7월까지 계속되다가 윤인첨에 의해 서경이 격파되고 조위총이 붙잡히면서 종결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조위총의 수하들이 서경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반란을 도모하는 바람에 서경은 항상 전운에 휩싸여 있었다.

조위총의 난으로 질서가 무너지고 민심이 흉흉해진 가운데 1176년 1월에는 공주의 천민 집단 명학소에서 망이와 망소이 형제가 주동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그들이 스스로를 산행병마사라고 부르면서 공주를 공격하여 함락시키자, 조위총의 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조정은 지후 채원부와 낭장 박강수로 하여금 그들을 회유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난민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대장군 정황재, 장군 장박인 등에게 군사 3천을 주어 그들을 제압토록 하였다. 그런데 난민들을 제압하기 위해 떠났던 정부군이 오히려 대패하고 말았다.

이에 당황한 조정은 명학소를 충순현으로 승격시키고 내원숭 양주택을 현령으로, 내시 김윤실을 현위로 임명하여 난민들을 위무하게 하는 등 회유책을 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이, 망소이는 조정의 회유책을 거부하고 예산현을 공격하여 감무를 살해하고 충주까지 점령하였다.

사태가 이처럼 다급하게 돌아가자 조정은 대장군 정세유와 이부를 파견하여 난민을 토벌하게 한다. 그리고 수세에 몰린 망이, 망소이가 1172년 정월 강화를 요청함으로써 민란을 일시적으로 진정국면에 접어든다. 그러나 2달 뒤에 정부군이 망이, 망소이의 가족을 가두는 바람에 다시 난민들이 봉기하여 청주목의 대부분을 장악한다. 하지만 그 해 7월 난민들이 정부군에 의해 진압되고 망이, 망소이를 비롯한 주동자들이 감옥에 갇히면서 민란은 종결되었다.

이때 서경에서는 조위총의 수하들이 지속적으로 관아를 습격하는 등 소규모 게릴라 활동을 벌이다가 1179년 2월에 다시 봉기하였다. 이에 서북면 지병마사 이부가 반란군을 완전히 소멸시킬 목적으로 거짓으로 식량을 나누어준다 하여 찾아온 난민들을 가둬놓고 학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1000여 명의 난민들이 목숨을 잃자 다시금 대대적인 반란이 일어났다.

관군은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각 성의 군사를 운집시켜 공격했지만 초반에는 오히려 패하여 많은 사상자를 내고, 안복도호판관 함수산이 전사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후 반란을 3개월간 지속되다가 5월에 가서야 겨우 제압되었다.

이처럼 수년 동안 도처에서 반란이 끊이지 않는 중에도 정중부를 위사한 그의 측근 세력은 권력을 남용하여 재산을 축적하고 불법을 자행하였다. 이 때문에 민심이 뜰끓자 권력 찬탈의 기회를 엿보고 있던 청년 장수 경대승이 허승 등과 모의하여 1179년 9월에 정중부와 그의 아들 정준을 살해하고, 그 측근들을 제거하였다.

정중부를 제거한 경대승은 무신정권의 권력기반이었던 중방을 무력화시키고 도방을 설치, 측근들을 배치하였다. 그 후 그는 정중부 제거에 공이 컸던 허승과 김광림을 제거하였고, 1181년에는 한신충, 채인정, 박돈순 등이 반란을 일으키자 그들을 제압하여 유배시켰다.

경대승의 권력 독점은 4년 동안 지속되었다. 하지만 1183년 7월 그가 갑작스럽게 죽자 경대승의 측근들은 유배되고 정권은 이의민에게 돌아갔다. 당시 경대승을 두려워하여 고향 경주에 낙향해 있던 이의민은 경대승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상경하지 않았다. 그러나 명종은 그가 반란을 일으킬 것을 염려하여 여러 차례 불러 들였고, 그래도 듣지않자 병부방서 벼슬을 내리며 상경할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고, 그제서야 이의민은 상경하였다.

당시 명종은 왕권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는데도 이의민이 반란을 일으켜 자신을 축출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에게 기회를 주고 말았다. 이 때문에 문신들은 명종의 유약함을 개탄하였다.

이의민은 상경한 후 형부상서 상장군, 문하평장사 등을 지내면서 정권을 장악하여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 이의민의 권력이 하늘을 찌를 듯하자 그의 아들들도 아버지의 힘만 믿고 부정과 부패를 일삼고 뇌물을 받아 재산을 증식하는 바람에 그들에 대한 세간의 원성이 드높았다.

하지만 이의민의 권력은 13년간이나 지속되었다. 그러면서 그는 점차 왕위를 넘보게 되었고, 그런 가운데 7월 청도와 울산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운문(경북 청도)에서는 김사미가 주변을 장악하며 반란을 주도하였고, 초전에서는 효심이 근처 마을들을 공략하고 있었다. 이에 명종은 대장군 전존걸을 시켜 이지순, 이공정, 김척, 김경부, 노식 등과 함께 반란군을 치게 하였다.

이때 이의민은 한때 이자겸이 믿던 ‘십팔자(十八子는 이씨[李]를 가리킨다.)가 왕이 된다’는 말을 믿고 아들 이지순으로 하여금 김사미와 효심을 도우도록 하였다. 이는 이의민 자신이 경주 출신이므로 그들과 연합하여 신라를 재건하고 자신이 왕이 되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군은 쉽사리 김사미와 효심을 제압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듬해 2월 정부군에 밀린 김사미가 항복을 청하다가 죽임을 당하고, 12월에 효심이 체포되면서 반란을 진압되었다.

그 후에도 이의민은 여전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가 1196년 4월 최충헌 형제에게 살해됨으로써 종지부를 찍었다.

이의민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한 최충헌은 이듬해 9월 66살의 연로한 명종을 내쫓고 명종의 동맹 평양공을 왕으로 세웠다. 이로써 허수아비 군주 명종은 27년간 머물렀던 왕위에서 쫓겨나 창락궁에 유폐되었다. 그 후 6년을 더 살다가 1202년 9월에 이질에 걸려 72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다. 이때 신종이 그에게 의원을 보냈으나 그는 “내가 28년간이나 왕위에 머물렀고, 또 나이가 72살이니 어찌 더 살기를 바라겠는가?”하면서 약을 먹을 것을 거부하였다고 한다. 능호는 지릉이다.

[편집] 가족 관계

• 의정왕후 김씨(義靜王后)
  • 강종
  • 연희궁주(延禧宮主)
  • 수안궁주(壽安宮主)
• 선사
• 홍기
• 홍추
• 홍규
• 홍균
• 홍각
• 홍이

전 임 의종

제19대 고려왕 1170년 - 1197년

후 임 신종

고려의 역대 국왕
고려: 태조 | 혜종 | 정종 | 광종 | 경종 | 성종 | 목종 | 현종 | 덕종 | 정종 | 문종 | 순종 | 선종 | 헌종 | 숙종 | 예종 | 인종 의종 | 명종 | 신종 | 희종 | 강종 | 고종 | 원종 | 충렬왕 | 충선왕 | 충숙왕 | 충혜왕 | 충목왕 | 충정왕 | 공민왕 | 우왕 | 창왕 | 공양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