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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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宣宗, 1049년 - 1094년)은 고려의 제13대 왕(재위: 1083년 - 1094년)이다. 휘는 운(運), 자는 계천(繼天), 시호는 선종관인현순안성사효대왕(宣宗寬仁顯順安成思孝大王). 문종과 인예태후(仁睿太后) 이씨(李氏)의 아들이다. 감성이 풍부하여 문장력이 뛰어났으며, 많은 시를 남겼다.

[편집] 생애

선종은 문종의 둘째아들이자 인예왕후의 소생으로 1049년 9월 경자일에 태어났으며, 1056년 3월 국원후에 책봉된 이래 여러 관직을 거쳐 상서령으로 있다가 1083년 7월 순종이 왕위에 오르자 수태사 겸 중서령으로 임명되었다. 그리고 그해 10월에 순종이 재위 3개월 만에 서거하자 동복아우인 선종이 왕위에 올라 문종의 정치 형태를 이어갔다.

선종은 즉위 후 여전히 문종 때의 중신들을 중용하는 신중함을 보이다가 이듬해 대폭적인 물갈이를 단행함으로써 자신의 친위세력을 구축하였다. 선종은 문하시중에 이정공, 문하시랑평장사에 최석과 김양감, 중서시랑평장사에 왕석을 임명하여 불교와 유교가 화합하는 일대 화합정치를 펴나가고자 했다.

선종 시대의 정치는 불교와 유교의 균형적인 발전을 토대로 매우 안정되었으며, 외교에서도 요나라를 포함한 송나라, 일본, 여진족 등과 광범위한 교역을 추진하며 주도권을 행사하였다. 요나라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반면 문화적으로 앞서 있던 송나라와는 가까이 함으로써 고려가 문화를 존중하는 나라임을 과시하고, 일본과 여진족 등에 대해서도 강경책과 유화책을 고루 실시하여 어느 한쪽에 편중되는 일이 없었다.

1086년 5월 신년 축하차로 요나라에 사절을 보내면서 고려는 요나라가 당시 압록강변에 설치하고 있던 각장(교역을 허가하여 전매세를 징수하는 곳으로 일종의 국경 시장) 시설과 관련한 강력한 항의문을 전달하기 위해 상서우승 한영을 고주사로 파견한다. 고려의 항의내용은 당장 각장 설치를 중지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려의 이 같은 요구로 각장 설치 공사는 잠치 주춤하는 듯하다가 시간이 지나자 다시 진행됐다. 이에 선종은 1088년 2월에 중추원부사 이원을 구주에 파견하여 비밀리에 국경수비대책을 세우게 된다. 말하자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이었다.

이렇듯 국경수비책까지 마련한 고려 조정은 그해 9월에 다시 태복소경 김선석을 요나라에 파견하여 압록강변의 각장 설치 계획을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소손녕과 서희의 담판으로 국경이 확정된 일에서부터 성종 시대에 요나라 태후가 압록강을 국경으로 하자고 약속한 일 그리고 몇 번에 걸쳐 고려 조정이 국경 문제와 관련해 항의한 일 등을 자세히 기록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요나라 조정은 별수없이 각장 설치건은 확정된 일이 아니라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온다. 그리고 고려를 달래기 위해 사신을 파견하여 양 2천 마리와 수레 23기, 말 3필 등을 선종에게 선사했다.

이렇게 하여 문종 때 이후 줄기차게 계속되던 국경문제는 어느 정도 일단락되었다. 이는 고려가 당시 동북아시아 최강대국이던 요나라와 맞상대하여 얻어낸 외교적 성과로 고려의 국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된다.

한편 선종 때부터 일본과의 무역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데, 이에 대한 기록은 1084년부터 자주 눈에 띈다.

1084년 6월 무자일 일본 축전주의 상인이 와서 수은 50근을 바친 이래, 이듬해 2월 정축일에는 대마도 구당관이 사절을 파견하여 귤을 바쳤으며, 1086년 2월에도 대마도 구당관이 사절을 파견하여 토산물을 바쳤다. 또한 1087년에는 일본 상인 37명이 와서 토산물을 바쳤고, 그 해 7월에는 대마도 원평 등 40명이 와서 진주, 수은, 보검, 우마 등을 바친 기록이 있다. 이후에도 해마다 일본 상인과 사신은 고려를 방문하여 토산물을 바쳤다.

이는 곧 선종 때부터 일본과의 무역이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당시 일본은 하나로 통일된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에 고려와 정식으로 외교관계를 맺지는 못했다. 따라서 상인과 대마도 관리들이 중심이 된 조공무역 형태를 띨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유교와 불교를 고루 진작시켜 학문과 종교의 조화를 꾀하고, 송나라와 요나라 모두 종주국으로 인정하여 중립 외교를 정착시킨 선종은 1093년 3월에 과로로 병상에 눕게 된다. 하지만 회복하여 다시 나랏일을 돌보다가 이듬해 5월 병이 심해져 재위 10년 7개월 만에 향년 46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게 된다. 능호는 인릉이다.

[편집] 가족 관계

• 정신현비 이씨(貞信賢妃)
  • 경화왕후(敬和王后)
• 사숙왕후 이씨(思肅王后)
  • 헌종
  • 수안택주(遂安宅主)
• 원신궁주 이씨(元信宮主)
  • 한산후(漢山侯)

전 임 순종

제13대 고려왕 1083년 - 1094년

후 임 헌종

고려의 역대 국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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